민주당의 문제는 무엇인가 - 과연 문재인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하였나.

대선 패배의 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의 다툼이 심하다. 대선을 패배한 데에 따라 그 이유를 분석하고 다음에는 이길 수 있도록 하자는 다짐을 하는 것은 난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여지껏 정당이 이렇게 선거 패배의 원인을 객관적이고 다각도로 입증해보려고 하는 시도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필요한 시도다. 다만 한 가지 우스운 점은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였다고 민주당이 생각하는 것부터가 지나친 단정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선거는 40대에서 이긴 사람이 무조건 이겼다는데, 이번에 문재인 후보는 40대에서 큰 표 차이로 승리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하였다. 노년층이 매우 많아진 사회 현상 속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는 승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 선거는 결코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분석하는 것과 같이 진보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야 겨우 승리'해서 집권할 수 있다. 진보 진영이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 따위는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 개표방송 시작부터 멘붕이었던 나는 중간에 채널을 YTN으로 돌리고 잠시 정신을 차리기도 했지만, 대체로 개표가 끝날 때까지 그 멘붕 상태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패배에 승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00만 표 이상이면 생각보다 표 차이가 많이 나기도 했고, 문재인 후보는 1992년 대선의 김대중 후보와 같이 호남과 서울에서만 승리했기 때문이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패했다는 사실을 뜻한다. 특히 서울이 가지는 상징성은 있지만, 이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경기 아니던가. 최소한 경기와 인천에서도 이겨서 수도권과 호남을 석권했다면, '억울하다', '아쉽게 졌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경기와 인천에서도 패배함으로써 여지없이 패하였음을 보여주었다. 난 그런 점에서 패배에는 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잠시 다른 이야기로 돌리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예상되었던 많은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 그 지지자들은 이런 문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며, 내 생각에 심지어 50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모시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따위의 자기합리화나 하고 있을 것 같아 매우 염려가 된다.(그러나 이게 사실인 듯.)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박근혜 대통령 개인이 가지는 인생 스토리텔링,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은 확실히 사람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결코 100% 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다. 이글루스에서 '꼴통'들에게 여러 차례 들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난하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자기가 부자가 될 것으로 착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적인 매력의 어필은 생각보다 매우 광범위했던 것 같다. 경기와 인천 지역에서의 패배가 그것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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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왜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가. 난 결국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라는 그 말도 안 되는 결론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의 패배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지지율에서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된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뛰어넘지 못했다. 선거 내내 사실 문재인 후보는 열세의 위치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라는 그 결론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심지어 4월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패배했다. 난 새누리당이 분석한 것과 같이 '초반에는 100석도 얻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는 말은 과장이라고 본다. 탄핵 이후에도 한나라당은 120석이 넘는 의석을 획득했다. 사실 총선도 백중세였다. 이건 영남과 호남이 가지는 기본적인 의석 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결국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120석을 얻고, 민주당은 80석을 얻은 다음에 100석을 가지고 다투는 게임이다. 여기에서 새누리당이 30석을,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서 70석을 얻었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준수한 성적이다. 민주당이 과반을 획득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는 바람은 처음부터 지나친 것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총선 때도 '이기는 선거'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사실 난 그래서 총선 패배가 대선 승리로 귀결될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 오히려 다행스럽기까지 했는데, 그 생각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버리지 못했다. 대선 직후에 쓴 <문재인, 왜 대통령이 되지 못했나>에서 적었던 것과 같이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심지어는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하나된 힘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개표 직전 난 민주당 당사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김두관이나 정세균 등의 사람들에게서 엿보이는 불만스러운 모습은 결국 대선 개표 직전까지도 그들이 '자신이 후보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아마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그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나. 바로 '민주당이 무조건 이기는 선거'라는 말도 안 되는 결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이긴다고 생각했기에 그들은 '자신이 후보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지금까지도 그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내 생각에는 안철수와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안철수는 전혀 대통령감은 아니라고 보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안철수로 단일화되었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긴 역사를 놓고 보았을 때, 차라리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안철수 후보가 당선된 것보다 역사적으로 더 나은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2002년 선거와 매우 흡사한 면이 있었다. 2002년의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도 여론조사에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이 우위를 점한 적도 있었지만 대체로 결코 패배하지 않을 선거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이번에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과 같은 현상도 그래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패했고, (역사와 국민에게) 불행하게도 그때의 교훈을 잊지 않아 2007년 선거에서는 선거 초반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연히 당선될 것 같은 분위기였음에도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40% 이상의 기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보수 정당조차도 이러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고작 30%도 안 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소위 진보진영이 무슨 자신감으로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 운운한단 말인가. 그런 결론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사실 문재인 후보의 측근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이번 선거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은 싫은데 문재인 후보가 좋아서' 투표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매우 많았다고 보아야 옳다. 특히 강남에서 생각보다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높게 나와서 매우 당황했는데, 부유한 사람들은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자신들에게 이로웠을테지만, 그럼에도 문재인 후보가 더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런 점에서 부자는 왜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이렇게 될 줄 처음부터 알았던 정도의 분별력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과연 민주당이 좋아서 지지했을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내 생각에 일부 호남의 노년층들 가운데는 그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노무현처럼 남의 동네 사람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오나. 박근혜나 문재인이나 똑같다'고 생각한 일부 호남의 노년층 인사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표가 몇이나 되겠나. 오히려 민주당에서도 문재인 후보나 되었으니까 이만한 득표율이 나온 것이다. 김두관 후보나 정세균 후보, 손학규 후보였다면 택도 없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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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나마 민주당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쪽인데, 이처럼 지금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결코 민주당이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매우' 부패한 정당이고, 앞으로도 영원한 '기득권 옹호세력'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들을 지지할 수 없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 민주당에서는 이 점을 매우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러한 생각 때문에 민주당이 제1야당의 지위까지 놓칠 일이야 별로 없겠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정도의 생각으로 자신들이 집권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매우 오판이다. 새누리당은 '절대' 지지하지 않을 정도로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그렇게 많지도 않을 뿐더러, 특히 한국에서 나타나는 지역에 따른 정치지형은 민주당이 지금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라는 범위를 넓게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40%의 무조건적 지지층을 이미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도 호남이라는 지지기반이 있으니 그것이 25% 정도는 되겠지만, 그렇다면 남은 35%에서 26% 이상을 점유해야만 겨우 집권할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35% 중에 26%면 거의 80%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금처럼 안이하게 대응한다면 35% 가운데 17.5% 정도야 얻을 수 있겠지만, 무슨 수로 26%를 얻을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민주당은 자신들의 계파 갈등이 국민들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해야 한다. 내 생각에 민주당이라고 해서 새누리당에 비해 계파 갈등이 결코 더 심각한 것이 아니다. 예전에 새누리당 내에서 나타났던 친이, 친박 간의 계파 갈등에 비해 민주당 내에서 나타나는 계파 갈등이 과연 더 심할까. 지금 민주당의 계파 갈등은 '누가 되도 이긴다'는 생각을 전제로 한 갈등이다. 만약 이 생각이 '누가 되도 이길지 장담할 수 없다'면 사라질 갈등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심각한 갈등은 아니다. 다만 왜 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더 심각하게 비추어지나. 이건 언론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에서 민주당 내의 갈등을 더 심각하고 비중있게 보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수는 부패 때문에 망하고, 진보는 분열 때문에 망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있지 않는가. 물론 난 민주당은 별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새누리당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점은 부인할 수 없으므로, 사람들에게 민주당의 분열은 '역시 저 아이들은 어쩔 수 없어'라는 생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갈등 청산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여기에서부터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과학적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우선, 통합의 대상을 바꾸어야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반이명박'의 기치 아래 야당 가운데 맏형과 같은 위치를 자임해 왔다. 그랬기 때문에 TV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는 이정희 후보와 명확한 선을 긋지 못했던 것이다. 난 이 점은 이정희 후보가 그동안 보인 정치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정희 후보는 민주노동당 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게 많은 양보를 했고, 그 덕분에 이후에 야당들 사이에서 일정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으로부터 유일하게 공격받을 수 있는 빌미는 '종북' 뿐이다. 토마스 프랭크의 <가난한 사람들은 왜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를 보면, 보수 세력이 집권하기 위해 경제적인 문제로부터 가치 관련 문제로 교묘하게 사람들의 관심사를 이동시키고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어떻게 '가치의 수호자'를 자임하게 되는지 잘 나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환경이 달라, 낙태, 일탈과 같은 문제가 더 부각되는 환경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부각되는 문제는 '종북' 뿐이다. 복지 문제도 사람들에게 매우 쟁점이 되는 것 같지만 결국 결론을 보면, '복지를 주장하면 모두 빨갱이'라는 식으로 귀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종북'이라는 구호와 이별한다면 더 많은 계층과 사람들을 포괄할 수 있다. 반면 내 생각에 '종북'과 이별한다고 해서 잃게 될 지지자는 많지 않다. 아마 통합진보당은 자신들의 지지층을 내세워 민주당을 위협할 수 있겠지만, 그냥 위협받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통합진보당이 선명 노선을 내세우게 되면 그들을 더욱 고립시키는 일이 될 뿐임을, 아마 그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어설프게도 민주당은 반새누리당 아래에서 모두를 통합해야 한다는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난 이 생각이 그동안에도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 결국 패배하지 않았나. 민주당은 40대 이하에서 승리했고, 서울에서도 승리했다. 거의 1천 5백만에 가까운 표를 얻었는데도 패배했다. 이건 민주당이 1%도 안 되는 극진보주의자들 때문에 패배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민주당은 이제 최소한 50대의 지지자를 확보해야 하고, 지지층을 광범위하게 더 넓힐 필요가 있다. 반새누리당 전선 연합으로만은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안 이상, 그 세력의 확대에 주목해야지,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노력해서는 부족하다. 젊은 층이 투표율이 낮아서 패배한 것이 아니다. 내 생각에 20, 30대의 웬만한 사람들은 투표를 했다. 투표하지 않고 스키장으로 놀러간 사람들은 투표를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여유가 있거나,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충분히 반길만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투표하지 않은 것이다. 그들이 스키장에 가지 않고 투표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민주당은 PK에 대한 관심과 지분, PK에서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매우 신경을 써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을 통해 민주자유당(새누리당의 전전신)으로 들어갔지만, 원래 PK지역은 민주 세력을 지지하는 곳이었다. 특히 고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를 거치면서 PK에서 야당에 대한 지지율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문재인 후보는 PK지역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10% 가까이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고 한다. 내가 깜짝 놀랐던 것이 세대별 득표에서 20대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전국에서 승리했는데, 오직 대구, 경북에서만 패배했던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보다 앞섰다. 여기에서 희망을 보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TK를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정치수사적으로는 옳지 않은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고, 집권이 우선이다. 더군다나 한국에 존재하는 지역 구도를 누구라서 무시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20대조차도 TK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위를 보였다. 이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은 이 점을 자각하고 호남으로부터 충청과 PK까지 지지를 넓혀서 장기적으로 TK를 고립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점에서 김부겸 후보의 지역 선택은 잘못되었다.

그런 점에서 2002년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당시 광주에서 노무현 후보를 선택한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옳은 결정이었다. 호남과 영남의 인구 비례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도 정동영이나 정세균 같은 사람이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고 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문재인 후보가 2012년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전국적으로 승리한 것은 이런 점에 대한 선거인단들의 이해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손학규나 김두관은 대안으로 존재할 수 있지 않느냐고. 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매우 두렵다. 손학규는 지역기반이 수도권이라 영남에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데다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한계점마저 있다. 사람은 합리적인 사람이라 대통령을 하면 의외로 가장 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것처럼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매력도도 중요하단 점에서 결코 손학규 전 지사는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두관 전 지사는 경남에서 비한나라당으로 도지사에 당선되는 역량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결코 지사직은 버리지 말았어야 했다. 김두관의 선택으로 말미암아 앞으로도 향후 1~20년 이내에 경남에서 비새누리당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민주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손학규나 김두과 같은 사람이 자신이 대통령감이라는 착각을 하는 일부터가 없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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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사실 처음부터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그의 집권기간 5년 내내 매우 힘든 구조가 지속되었다. 탄핵으로 말미암아 이것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찬스를 얻었지만, 민주화운동가였던 노무현 대통령은 절차적인 민주주의에 과도하게 집착하였고, 정치공학을 제대로 할 줄 몰랐다. 문재인 후보는 그때에 배운 교훈은 잊지 않고 있었기에 <문재인의 운명>에 보면 그에 대한 아쉬움을 절절이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될 줄 알았는데 당선되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정권교체를 바랐지만(심지어 TK에서는 박근혜가 당선된 것이 정권교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결과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 연속 집권에 따른 문제는 더욱 두드러지고, 피로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심지어 지금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나타나는 현상은 보수 언론과 다수 여당의 뒷받침이 있는 데도 드러난다는 데서 문제가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내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던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정말 위대하신 분이었구나'하고 좀 깨닫고 반성하기를 바라지만, 아마 박근혜 대통령은 겨우 '나는 잘 하려고 하는데, 왜 다들 발목이야' 이 정도밖에는 생각을 못하겠지. 전자와 같이 생각한다면, 그나마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질 희망이 조금이나마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나라당은 당시 대선의 패배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후 돌다리도 두들리면서 건넜다. 아마 보수언론에 의해 한나라당의 개선작업이 더욱 도드라지게 평가받은 바도 없지 않겠지만, '100% 이기는 것은 없다'는 것을 진심으로 체감한 듯싶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당시의 한나라당과 달라서 원래 우리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지분율도 높지 않은데, 여전히 자신들이 유일한 대안이고,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정당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민주당은 보수언론의 뒷받침도 받지 못한다. 자신들의 분열상은 더욱 확대되어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유시민 씨가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더욱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할 것 아닌가.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어울리지도 않는 수많은 복지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건 그만큼 그들의 위기감이 심했다는 것을 뜻하고, 5년이 지나면 아마 이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그만큼 지금 민주당은 집권하기에 더욱 유리한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PK지역에서 영남 출신도 아닌 호남 후보를 뽑아줄 확률이 높지 않고, 나이든 어르신들이 젊은 아이들의 무상급식에 찬성할 리도 만무하다. 아마 그때도 쪽방촌의 할머니는 복지 공약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무슨 돈이 있어서 저걸 다 해주겠느냐'고 자신의 주제 넘은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길은 어떤 방향인가. 명백하고, 또 확실한데도 장기판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볼 수 없는지 여전히 저렇게 떠들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실망해서 다른 젊은 친구들처럼 내가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을 지지하는 일은 없겠지만, 어쩌면 새누리당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이 더 나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다. 앞으로 4년 뒤에 있을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나는 꼭 김문수 지사나 원희룡 전 의원 같은 사람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by honest | 2013/04/11 13:30 | 쟁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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