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8월 18일
오너의 구속, 정말 경제에 타격이 큰가.
목요일 낮에 기사를 보다가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법정에서 1심 판결 직후 구속처리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재계 총수들은 집행유예 등으로 인신 구속을 피하는 판결을 주로 받아왔고, 그것조차도 끝내는 사면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종 판결도 아니고, 1심 판결 직후 구속이라니 상당히 의외의 뉴스였다.
최근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재계에서도 딱히 우려 표명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했다. 다만 공정해야 할 법집행이 대중논리에 의해 경제민주화와 연결지어져 지나치게 엄정한 판결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정도였고, 한화그룹 사업과 관련해서도 걱정하고 있었다. 수십조 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회사가 회장 개인의 구속으로 인해 이와 같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과연 정상적일까.
나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이혼문제에 더해 개인 부채문제까지 얽혀 있는 것 같다. 아마 지금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수 년이 흐르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렇잖아도 지배구조가 취약한 SK그룹인데 최근 4촌 형제들은 그룹에서 분가를 준비하고 있고, 개인 부채문제가 이와 같다면 앞으로 SK그룹의 3세 상속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SK는 수 년 전에도 소버린 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회사 아니던가.
오너의 이와 같은 타격은 회사에 우선 단기적으로 무척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건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맨파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당장 애플도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판도, 회사의 비전도,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도도 무척이나 달라지지 않는가. 민주적인 의사 결정과 시스템과 기술에 의한 발전은 이론적으로 무척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속도가 너무 느려지는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이 회의를 통해 도출한 결론이 무조건 어느 한 개인의 생각보다 우월하리란 법도 없다. 시장은 민주주의 사회와는 다른 곳이다. 좀 더 합리적이고 유용한 제품이 덜 쓸모있고 불편한 어떤 매력적인 제품보다 잘 팔리란 법은 없단 뜻이다.
이야기가 약간 곁가지로 새 나갔는데, 매번 재벌들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이유는 그간 한국 경제에 미친 공헌과 앞으로의 경제문제에 대한 우려 등이었다. 레미제라블은 빵 하나를 훔쳤단 이유로 5년 판결을 받았지만, 그런 이유로 수천 억 원을 횡령한 사람들은 대체로 무사했던 것이 그간의 흐름이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난 100% 옳은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흐름을 생각했을 때 적절하게 우리 사회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오너나 경영자들에 대한 수사와 구속, 재판 등은 그 회사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다면 그 이유로 인해 그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아무도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설파하고는 한다. 그런데 지금이 무슨 19세기도 아니고, 오너 한 사람의 구속으로 인해 수십조 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회사가 휘청하도록 두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가.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맨파워에 크게 의존한 회사였고, 팀 쿡은 그와 스타일이 매우 다른 경영자임이 틀림없지만 스티브 잡스 이후에도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오늘은 시가총액이 6천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6천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 약 7백조 원 가량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스티브 잡스가 없어도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뜻이다.
오너들은 후계자를 기르고, 회사를 상속하겠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죽는다. 물론 그 전에 상속과 후계구도는 비교적 명확하게 정리될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에도 회사에서 합리적인 시스템과 대안 경영자를 준비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오너는 신이 아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길 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고, 본인이 투신한 경우도 있으며,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칠 수도 있다. 그런 사고가 난 뒤에도 하늘에다 대고 '지금 회사가 어려우니 몇 시간 전으로 돌려주세요. 회장님은 꼭 계셔야 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나. 법정 구속도 난 마찬가지의 사고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은 여론의 향배에 따라, 그리고 사람들이 좌지우지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간 위에서 언급했던 핑계들을 대어가며 피했던 것이다.
최근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연말 대선과 맞물려 수많은 경제인들이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순환출자 해소나 출자총액 제한 등의 제도가 사라지고 재벌이 해체되면 초국적 투기자본들이 우리나라 기업들을 장악하고,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수많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IMF를 경험했고, 외국의 투기자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나도 무조건적인 경제민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본에는 국적이 없지만 기업과 재벌에는 국적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테면 그런 것이다. 안에 있는 약한 사람에게 그보다 조금 힘센 어떤 녀석이 소위 말해 '꼰대' 노릇을 하며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에 견디다 못한 약한 사람이 울타리를 허물고 바깥으로 나가자고 이야기하면 조금 힘센 어떤 녀석은 밖으로 나가면 더 힘센 다른 녀석이 '꼰대' 노릇을 할 것이라며, 자신을 봐달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숱하게 울타리를 허물려는 노력을 멈췄고, 조금 힘센 어떤 녀석은 이 안에서 꾸준히 '꼰대' 노릇을 했다. 그 결과 안에 있는 약한 사람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사회와 경제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하고, 변해야 한다. 특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핑계를 대며 도망칠 궁리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그들은 특권을 얻은 대가로 나머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었는가. 특권을 누릴 생각만 하지는 않았는가. 그런데 우스운 것은 나머지 사람들도 그런 특권에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과 같은 논리를 대어가며 한없이 관대해진다는 것이다.
수백억 원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승연 회장은 1심 판결 결과 구속되었지만, 난 언론에서 호들갑떠는 것처럼 이것이 그렇게 큰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 항소심을 거치면서 그의 형량은 내려갈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비록 구속은 되었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사면, 복권되어 떵떵거리며 신과 같은 존재로 그룹을 지배할 것이다. 당연한 일에 대해 지금처럼 호들갑떠는 언론의 모습이 비춰지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일, 죄를 지은 사람은 죄값으로 감옥에 가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특별하고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멀었다는 문화의 반증이다.
지금은 경제에 타격이 있을 수도 있고, 그 회사엔 문제가 더더욱 많을 수도 있다.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나라도 선진국 경제에 1류 기업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한참 멀었다.
최근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재계에서도 딱히 우려 표명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했다. 다만 공정해야 할 법집행이 대중논리에 의해 경제민주화와 연결지어져 지나치게 엄정한 판결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정도였고, 한화그룹 사업과 관련해서도 걱정하고 있었다. 수십조 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회사가 회장 개인의 구속으로 인해 이와 같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과연 정상적일까.
나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이혼문제에 더해 개인 부채문제까지 얽혀 있는 것 같다. 아마 지금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수 년이 흐르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렇잖아도 지배구조가 취약한 SK그룹인데 최근 4촌 형제들은 그룹에서 분가를 준비하고 있고, 개인 부채문제가 이와 같다면 앞으로 SK그룹의 3세 상속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SK는 수 년 전에도 소버린 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회사 아니던가.
오너의 이와 같은 타격은 회사에 우선 단기적으로 무척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건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맨파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당장 애플도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판도, 회사의 비전도,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도도 무척이나 달라지지 않는가. 민주적인 의사 결정과 시스템과 기술에 의한 발전은 이론적으로 무척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속도가 너무 느려지는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이 회의를 통해 도출한 결론이 무조건 어느 한 개인의 생각보다 우월하리란 법도 없다. 시장은 민주주의 사회와는 다른 곳이다. 좀 더 합리적이고 유용한 제품이 덜 쓸모있고 불편한 어떤 매력적인 제품보다 잘 팔리란 법은 없단 뜻이다.
이야기가 약간 곁가지로 새 나갔는데, 매번 재벌들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이유는 그간 한국 경제에 미친 공헌과 앞으로의 경제문제에 대한 우려 등이었다. 레미제라블은 빵 하나를 훔쳤단 이유로 5년 판결을 받았지만, 그런 이유로 수천 억 원을 횡령한 사람들은 대체로 무사했던 것이 그간의 흐름이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난 100% 옳은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흐름을 생각했을 때 적절하게 우리 사회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오너나 경영자들에 대한 수사와 구속, 재판 등은 그 회사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다면 그 이유로 인해 그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아무도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설파하고는 한다. 그런데 지금이 무슨 19세기도 아니고, 오너 한 사람의 구속으로 인해 수십조 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회사가 휘청하도록 두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가.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맨파워에 크게 의존한 회사였고, 팀 쿡은 그와 스타일이 매우 다른 경영자임이 틀림없지만 스티브 잡스 이후에도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오늘은 시가총액이 6천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6천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 약 7백조 원 가량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스티브 잡스가 없어도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뜻이다.
오너들은 후계자를 기르고, 회사를 상속하겠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죽는다. 물론 그 전에 상속과 후계구도는 비교적 명확하게 정리될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에도 회사에서 합리적인 시스템과 대안 경영자를 준비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오너는 신이 아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길 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고, 본인이 투신한 경우도 있으며,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칠 수도 있다. 그런 사고가 난 뒤에도 하늘에다 대고 '지금 회사가 어려우니 몇 시간 전으로 돌려주세요. 회장님은 꼭 계셔야 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나. 법정 구속도 난 마찬가지의 사고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은 여론의 향배에 따라, 그리고 사람들이 좌지우지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간 위에서 언급했던 핑계들을 대어가며 피했던 것이다.
최근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연말 대선과 맞물려 수많은 경제인들이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순환출자 해소나 출자총액 제한 등의 제도가 사라지고 재벌이 해체되면 초국적 투기자본들이 우리나라 기업들을 장악하고,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수많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IMF를 경험했고, 외국의 투기자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나도 무조건적인 경제민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본에는 국적이 없지만 기업과 재벌에는 국적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테면 그런 것이다. 안에 있는 약한 사람에게 그보다 조금 힘센 어떤 녀석이 소위 말해 '꼰대' 노릇을 하며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에 견디다 못한 약한 사람이 울타리를 허물고 바깥으로 나가자고 이야기하면 조금 힘센 어떤 녀석은 밖으로 나가면 더 힘센 다른 녀석이 '꼰대' 노릇을 할 것이라며, 자신을 봐달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숱하게 울타리를 허물려는 노력을 멈췄고, 조금 힘센 어떤 녀석은 이 안에서 꾸준히 '꼰대' 노릇을 했다. 그 결과 안에 있는 약한 사람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사회와 경제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하고, 변해야 한다. 특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핑계를 대며 도망칠 궁리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그들은 특권을 얻은 대가로 나머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었는가. 특권을 누릴 생각만 하지는 않았는가. 그런데 우스운 것은 나머지 사람들도 그런 특권에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과 같은 논리를 대어가며 한없이 관대해진다는 것이다.
수백억 원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승연 회장은 1심 판결 결과 구속되었지만, 난 언론에서 호들갑떠는 것처럼 이것이 그렇게 큰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 항소심을 거치면서 그의 형량은 내려갈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비록 구속은 되었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사면, 복권되어 떵떵거리며 신과 같은 존재로 그룹을 지배할 것이다. 당연한 일에 대해 지금처럼 호들갑떠는 언론의 모습이 비춰지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일, 죄를 지은 사람은 죄값으로 감옥에 가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특별하고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멀었다는 문화의 반증이다.
지금은 경제에 타격이 있을 수도 있고, 그 회사엔 문제가 더더욱 많을 수도 있다.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나라도 선진국 경제에 1류 기업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한참 멀었다.
# by | 2012/08/18 12:33 | 쟁점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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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오너 한사람 구속한다고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궤변은 먹혀들 이유가 없습니다.
오너 구속으로 회사가 망한다면, 그 회사를 경영하던 오너의 역량이 그 정도였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