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단상.

'신종'플루라니 이름부터가 이상하다. 새로 생긴 감기라는 건 알겠는데, 이번에 이렇게 '신종플루'라고 이름붙여 버리면, 다음에 또 새로 나오는 감기는 뭐라고 이름을 붙일 건가. 그래. 앞으로는 새로운 종의 감기는 생기지 않는다면 당연히 더 좋겠지. 그런 바람을 넣어 만든 이름인가? '신종플루'. 내 생각엔 그건 아닌 듯하다. 생리의학을 연구하지 않는 나도, 더 이상 새로운 종의 감기 바이러스는 생기지 않을 거란 장담은 무조건 틀렸다고 확신할 수 있으니까.(정말 다신 새로운 감기 바이러스가 생기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사망자가 수십 명에 접어들고, 미국에서는 아마도 천 명 이상이 이 '새로운 감기'로 사망했나 본데, 난 아무래도 정부와 언론의 이 '호들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우리나라 언론만 이런 것인가, 아님 다른 나라 언론도 모두 이런 것인가. 이럴 때는 외국어 실력이 젬병인 내가 너무나도 한스럽다.(송, 오랜만에 일본에 있는 네게 이걸 핑계로 연락이나 한 번 해야 겠구나. ㅋ)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만 명이 태어나고 죽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백, 수천 명의 아이가 태어나고, 또 그 숫자만큼 죽는 사람이 있다. 그 가운데에는 온갖 이유가 다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이유 가운데 1위는 암이라지, 아마?

그래. 암에 걸리는 사람이 그렇게 1년에 수만 명씩 되고, 수술 받는 사람도 수만, 수십 만씩 되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발암물질과 관련된 음식은 그 무엇도 먹지 않나? 교통사고로 수백, 수천 명씩 죽기 때문에 모두 기차와 항공기만 이용하고, 사방을 경계하면서 걸어서 이동하는 걸까? 무언가 새로운 '사망원인'이 추가되었다는 것에 당연히 사람들이, 정부와 언론이 놀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지금과 같은 호들갑은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싶다. 학교를 휴교하고, 이걸 가지고 '재난' 선포를 한다니.

곳곳에 붙어 있는 포스터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신종플루'는 정말 새로 생긴 감기일 뿐이어서, 잘 먹고 푹 쉬면 낫는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에 감염자가 많다고 이 난리를 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데,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니 전염이 더 쉽게 된다는 건 분명 알겠는데, 전염이 그렇게 쉽게 된다고 해도 학생들이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공부하는 시간보다 쉬고 자는 시간을 늘려줄 수 있으면 충분히 다 나을 문제 아닌가. 웃기는 소리라고 해도 할 말 없는데, 학교를 쉰다고 해도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을 거고, 학원이 문을 열면 결국 효과는 똑같다. 그럼 학원까지 문을 닫게 할 셈일텐데, 왜, 그럼 이 기회에 전국의 모든 독서실과 도서관까지 문을 닫아버리지 그래.

얼마 전 신종플루와 관련된 음모론을 퍼뜨렸단 혐의로 구속된 사람까지 있는 모양이던데, 그런 음모론이 퍼지는 것은 언론과 정부의 지나친 호들갑 때문이지 않은가 한다. 진보(라고 자칭하는) 언론에서조차도 사람들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라 그런지 직접적으로 이런 현상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한데, 그럼 그게 무슨 진보야. 지금과 같은 현상은 결국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정부가 개입한다며 또 다른 통제와 조작을 가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아닌가 한다.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니 당연히 감기 환자가 급증할테고, 예년에도 아마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수없이 많았을 거다. 그런데 올해에는 유독 이 난리인데, 내 생각엔 호들갑을 떨든 그렇지 않든 결국 결과는 별로 달라지지 않을텐데 괜히 왜 이 난리를 피워서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조장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목적은 그것이었나? 정 그러면 백신 접종을 휴무일을 가리지 않고 더 서둘러서 시행하던지.

아마 백신도 대개는 결국 거부할 수 없이 모든 사람이 맞아야 하는 수준일텐데, 난 그것도 불만이다. 왜 내가 주사를 맞고, 안 맞고도 선택하지 못한단 말이냐. 네가 백신을 맞았다면, 내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넌 나로 인해 전염되진 않을텐데.

아, 오바마까지 이 난리에 동참하고 있으니, 이명박의 음모라고 떠들 수도 없고, 선진국의 음모인가. 결국 '신종플루'도 그냥 감기일 뿐인데, 왜 이 생 난리인지 모르겠다.

by honest | 2009/10/31 23:08 | 쟁점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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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eN_M at 2009/10/31 23:27
스페인 독감의 악령이 뒤에서 꿈틀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스페인 독감과 신종플루는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고 하고
(설명을 읽어보긴 했으나 이해했다고 확신을 못하는)
이 난리보다는 꾸준한 위생관리가 더 도움이 된다고 하는군요.

그렇다고 해도 언론에서 이 난리를 치는데 사람들이 냉정하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군대만 해도 휴가제한이 일상인 분위기니까. 군대의 특성상 어쩔수 없겠다 싶기도 하지만)
저만해도 '백신 나오면 3만원이라도 냉큼 주고 맞아야겠다'라고 생각중이니까. -일단 휴가를 위해-

이래저래 일이 너무 키워졌다는 느낌 지우기는 힘들지만
완전히 '걱정없어'라고 주위에 말하자니 '겁없는 놈'소리 들을까 저어되고....에휴 - _-;;
Commented by honest at 2009/11/01 12:05
저는 항상 '걱정없어'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노약자나 임산부가 위험할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이해하지만, 그건 사실 다른 감기도 마찬가지인 거거든요~

언론과 정부에서부터 냉정을 찾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무슨 대전염병도 아니고 말이에요.
Commented by 바라니바람 at 2009/11/04 20:13
'감기'같은 증상으로 사람들이 점점 많이 죽으니까..불안감은 더해가고..신종이라는 말이 붙은 만큼 뭔가 변형된 바이러스...이런 게 있을거라는 생각이 합쳐져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확실히 경계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며칠 앓다가 끝나는 사람도 있지만, 별 증상 없이 죽어버리는 이상 경우도 있으니까요. 예측할 수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사람들의 불안감은 확실하지 않은 것에서 오니까요.

여튼 조심해야 할 필요는 확실히 있고, 언론이 호들갑 떠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로써 사람들이 더 경각심을 갖게 되는건 사실이니까요.
Commented by honest at 2009/11/04 22:52
문제는 이렇게 문제가 한 번 커지면 그 다음부터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도 사그라든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이 문제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제 '심각'으로 격상되었는데, 언제나 하향 조정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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