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블로그에 접속을 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앞으로는 대문에 공지를 걸어놓기로 했습니다.


# 블로그는 열린 공간입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란, 동아리 사람 몇몇과 학회 후배들 몇몇 일테고, 그 외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곳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 중에 들어오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고로, 트랙백과 덧글 등 모두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긴 덧글이나 뭐 모르는 분의 덧글이라고 저에게 인사하시거나, 신경쓰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환영하는 걸요. 덧글이 많이 달린 날은 기분이 더 좋습니다. 많은 사람이 들린 것 같아서요.(방문자와 덧글 수는 전혀 연관이 없긴 합니다만.;;;) 답방은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덧글엔 거의 대부분 코멘트를 답니다.(다른 분들도 다 그러시길래.;;;)

그렇지만 광고성 덧글과 스팸 덧글은 아무런 언급 없이 삭제합니다. 혹 남기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지양'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쟁점'란의 경우, 제가 하는 말에 근거가 부족한 것도 많고, 오히려 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것들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글의 경우에는 조회수가 100회를 넘어가는 것도 있는데, 덧글이 달리지 않을 땐, 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쓴 글이 완벽하지 않은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부족한 점이나, 이상한 점, 혹은 고쳐야 할 점을 남겨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배우려고 글을 쓰는 거니까요.^^


# 여기에 있는 글들은 기본적으로 열린 것이기 때문에, 뭐 다른 곳에 인용을 한다거나 쓰실 수도 있지만, 출처는 정확히 밝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기본적인 예의일 것 같네요. 그리고 인용을 해가실 때는 저에게도 기록을 남겨주십시오. 그래야 저의 글이 어디에선가 읽히고 있다는 것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으니까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저 저의 글을 발견하는 것은 때론 기쁨이지만, 때론 의외의 반응 속에 '불쾌함'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 그러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한 마디로 끝을 맺겠습니다.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by honest | 2012/11/23 00:00 | 일상 | 덧글(38)

다시 읽는, 삼미 슈퍼스타스의 마지막 팬클럽.

지금 내 옆에는 그 사람의 명함과 박민규 씨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스의 마지막 팬클럽'이 함께 놓여 있다. 나에겐 아마 그 사람의 명함이 3장 쯤 있는 것 같다. 처음 완전히 결별했다가 다시 만났을 때 커피숍에서 우연히 영어 이름을 이야기하다가 난 내 이름의 하이픈이 끝내준다고 자랑을 했다.(Doohee Lee) 그 영어 이름이 적혀 있는 명함을 이 사람에게 보여주었더니 이 사람은 자신의 명함과 함께 넣어두겠다며 명함 1장을 가져 갔고, 이후 회사 로고가 바뀌면서 새로 나온 명함도 그렇게 우리는 교환했다. 아마 그 사람에겐 그래서 내 명함이 2장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난 빌려주었던 책, '삼미 슈퍼스타스의 마지막 팬클럽'에 꽂혀 있던 그 사람의 명함 1장을 어제 발견했다. 아마 책갈피 대신 썼었나 보다. 그 바람에 난 어제 졸지에 또 그 사람 집앞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말았다.(정말 찌질하다.;;;)

벌써 세 번째 읽는 '삼미 슈퍼스타스의 마지막 팬클럽'이다. 그냥 최근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내게, 뭔가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내가 너무 안쓰러워 읽고자 한 책이었을 뿐인데, 막상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니 예전엔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여 눈물이 난다. 문학이란 바로 그런 것 같다. 어디에서, 어떤 시점에, 어떤 것을 읽었느냐가 매번 다를 수 있는. 난 그동안 두 번에 걸쳐 이 소설을 읽고,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고 수십 번 이야기하면서 단 한 번도 주인공의 첫사랑 이야기엔 주목하지 않았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가, 첫사랑했던 그 사람으로 인해 조금 힘들어했던 그때였던 것 같다. 그런데도 왜 주목하지 않았지. 아, 그러고 보니 그때의 첫사랑은 꼭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그랬나 보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마음의 열병은 이젠 더 이상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의 마음은 아니다.

3명의 애인과 7명의 관계파트너를 둔 주인공의 첫사랑. 그러면서도 주인공과는 다른 많은 것을 넘어서는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는 그런 관계였다. 어떻게 보면 세상을 한참 돌아다니다가 쉬러 돌아오는 휴식처와 같은 느낌? 그러고 보면 이 소설의 주인공과 내가 꼭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단 느낌이다. 물론 그 사람이 그렇게 관계가 복잡하단 뜻은 아니지만, 수많은 소개팅남과 남자친구와 관련된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난 가끔 (이 사람에게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나이는 비록 2살 어리지만, 이 사람의 멘토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달 이맘 때 쯤, 이 사람이 경제적인 이유로 내게 결별을 통보했던 그 날도 난 아마 그런 이야길했던 것 같다. '난 여러 후보 중의 한 명이어야 하는데, 그렇담 나를 더 어필해야 하는데, 그냥 당신의 멘토인 것 같아. 내게 좋은 이야길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선택을 도와주는' 아마 그때 그 사람도 결별을 통보하며, 그럼 멘토로 그냥 계속 지내면 안 되는가 하는 이야기도 했던 것 같다.

꼭 이 세상에서 낙오될까 두려워 죽어라 열심히 사는 이 소설의 주인공. 그러나 정작 퇴사 통보를 받고 나서 사는 삶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그때에서야 '왜 그렇게 살았을까'라는 후회를 하기 시작한다. 사실 내게 필요한 마음이 지금 이런 마음이다. 그러나 서울 하늘 아래에서 도통 이런 생각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최근 사람들로부터 여행을 다녀오란 권유를 많이 받았는데, 굳이 여행을 갈 필요가 없다. 서울을 떠나 고향집에 내려가만 있어도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지금과 같은 경쟁과 치열함으로부터 훨씬 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 이 서울이라는 도시는 사람에게 오직 '도태'만을 선물한다. 그런데 서울을 떠나는 것부터가 도태인 것 같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 주인공처럼 그렇게 마음을 바꿔 먹을 순 없는 것일까.

지금 난 마음에 여유가 없고, 힘들고, 그러면서도 빨리 이런 상황을 수습하고 정상적이었던 때의 나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서 무척 불안하다. 회사를 쉬면서 두 달간 뭘 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목표가 이루 셀 수 없이 많았는데 두 달의 시간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지금 돌이켜 보니 한 것이 거의 없다. 그러니 더욱 빨리 정리해야 한단 마음이 들고, 빨리 무언갈 해야 한단 조급증이 생긴다. 아마 이 사람에게 관계에 대한 정리를 하라고 보챘던 것도 그런 불안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리석은 일이었다. 결국 언젠가는 겪게 될 일이고, 삶은 어떻게든 살아지며, 내가 시간을 재촉한다고 아까워한다고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도리어 그렇게 빠른 변화와 프로페셔널한 삶은 언젠가는 도리어 공허함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그렇게 죽을 것 같이 힘들지만 지금도 난 죽지 않고, 도리어 요즘 이런 마음 상태 속에서 블로그에는 창작의 열기를 활짝 지피우고 있다. 그렇다.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지는 것이다. 무척 걱정하고, 힘들어하고 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으며, 결국 어떻게든 우리는 꾸역꾸역 살아가게 된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아등바등해야 똑같다. 그 아등바등한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우리 몸은 다시 또 휴식을 강요할 때도 있다. 그렇게 부지런히 사는 안철수 씨도 미국에서는 병석에 누워 한두 달의 시간을 보냈다고 하지 않는가. 난 그래도 살면서 지금과 같은 힘든 시간을 겪으며 한가로이 게으름을 즐겼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었다.(아, 이런 이야기하면 동생이 또 이긍정 선생이라고, 무한도전에 노홍철 대신 나가라고 할텐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요동치는 요즘이다. 차분하게 앉아서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러나 예전을 돌이켜 보면, 과거에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는 지금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때는 중간고사를 보러 가서 시험지에 아무 것도 적을 수 없어 백지답안을 내고 나왔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래도 난 충분히 방황할 수 있는 여유(?)는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공부에 집중은 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할 일은 하면서 버티고 있지 않는가.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주인공처럼 낙천주의자가 되는 것까진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 죽지 않고 꾸역꾸역 버텨내면서 어쨌든 살아가고 있다.

by honest | 2012/05/17 19:39 | 도서 | 트랙백 | 덧글(0)

이별 장면. 2.

이젠 더 이상 하소연할 친구, 동료들도 없습니다. 너무 자주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주위 사람들 보기도 민망할 지경입니다. 어쩌면 이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도 지치고, 이젠 피곤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보지 않고 지나치셔도 상관 없습니다. 막막한 제 마음을 전 글을 쓰면서 조금씩 정리하는 것이니까요.

지지난 토요일, 불과 열흘 전에 그렇게 헤어졌다고 이야길했었는데, 하루가 채 안 되어 이 사람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또 다시 꾸준히 통화를 하고 연락을 하고, 수요일엔 같이 영화도 보았습니다. 그랬는데... 일주일을 채 가지 못했습니다. 일요일 저녁 때 잠깐 보기로 했었는데, 낮에 전화가 와서는 여자가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만 만나자. 너와 결혼 못 해'

토요일에도 만났었습니다. 수요일에 영화를 보고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여자가 약속을 토요일로 미루는 바람에 제가 무척 화가 나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결국 남자친구와의 번개 때문에 저와의 약속을 미룬 셈이었으니까요. 그 바람에 토요일에 만나서는 많이 짜증을 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에 그 여자도 무척 힘든 상태였습니다. 어머니가 오전 내내 빨리 둘 중에 한 명 선택해서 시집을 가라고 하시는 와중에, 저는 아직 학생이라 결혼할 여건이 안 된다며 너 그 아이와 결혼할 수 있겠느냐고 채근하시는 통에 여자는 알았다고, 남자친구와 결혼하겠다고 이야길 하고 나온 상황이었죠. 그날은 그런 이야길 많이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너와 결혼하긴 힘들지 않겠느냐고.

저녁 때 여자를 집에 바라다주고, 금방 다시 나와 잠깐 한강을 걷기로 했었는데, 어머니의 잔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며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밤에 전화가 왔고, 다음날 아침에도 다시 전화가 왔죠. 중간, 중간 저와 결혼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도 당연히 섞여 있었습니다.

토요일에 제가 많은 짜증을 부렸지만, 여자도 잘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변명 아닌 변명도 했습니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 널 많이 좋아해. 남자친구보다 더 많이 좋아해, 너는 안 믿겠지만' 늘 의심했지만,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확신할 수 없지만, 저도 이 사람이 절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연락도 주로 이 사람이 먼저 하는 편이고, 전화도 거의 이 사람이 했고, 저와는 달리 시시콜콜 있었던 이런 저런 일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늘 자기 전엔 저에게 전화했고, 출근하면서도 늘 연락을 나눴고, 회사에서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해서도 늘 저와 상의하곤 했으니까요.

제가 화가 나는 건, 결국 좋아하는 감정이 아닌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조건이 지금 이런 결말을 맺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화가 나는 건, 그 사람에게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제 자신입니다. 그만 만나기로 하고, 하루 반나절 밖에 안 되어 여자에게 전화가 왔을 때, 여자가 이야기했습니다. 왜 예전처럼 밀어붙이지 않느냐고. 그럼 자긴 따라갈텐데, 그걸 모르냐고. 집에 내려가 생각을 거듭하며, 과연 전 이 사람과 잘 살 수 있을지, 좋은 부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던 전 아직 확신이 없는 상태였고, 별다른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결혼을 할 거라고, 할 수 있다고, 어떻게 살 거라고 이야기하곤 했지만, 적극적으로 어떤 식으로 결혼을 추진해 나갔던 건 아니었습니다. 물론 예전에 그랬던 적도 한 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도 그렇게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전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고, 이곳에 들러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꾸준히 '정리해야 해, 그만 만나야 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최면과 주술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또 제가 정리할 자신은 없었죠.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의 문제와 똑같이 우유부단한 제 마음과 상태가 문제를 지금까지 오게 한 겁니다. 그동안 꾸준히 다른 친구들이 '저에게 달린 문제'라고 이야기했었을 때, '난 이 사람을 버릴 수 없고, 내가 지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결혼도 이 사람이 날 선택해야 하는 거다'란 말을 했었는데, 돌이켜 보니 모두 핑계였습니다. 그저 제가 확신도 없고,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버릴 마음도 없었던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여자가 제게 예전에 '남자친구와 헤어질까?'라고 물었을 때 선뜻 '그렇게 해'라고 반기며 대답하지 못했던 것이기도 하고요.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무척 마음이 복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냉정하게 판단해서 말한다면 저도 이 사람과 결혼해서 잘 살 자신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지도 않고, 이 사람이 저와의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으며, 저도 지금까지 만나왔던 것처럼 평생 이 사람을 떠받들며 살 자신도 없습니다. 솔직한 제 가장 간절한 바람은 이 사람이 좀 현명한 사람으로 바뀌어 저만 만나 결혼을 하는 것이지만, 저도 잘 변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건 과연 쉬울까요. 그러면서 또 이 사람과의 관계를 끊을 자신도 없습니다. 그건 구차한 변명이지만, 아직 많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별은 지난번 이별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그때는 어머니라는 제3자가 없었고, 금요일에 헤어졌기 때문에 주말 동안 여자가 외롭고 심심해지면 충분히 제게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또 주말 동안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 뒤에도 저를 생각나게 할 기제가 많다고 여겼고요. 그런데 그런 장치들이 지난주에 많이 지나갔습니다. 또 이번엔 일요일에 헤어졌기에 여자가 평일에 바쁘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저에게 돌아올 마음의 여유가 없을 겁니다. 더군다나 곧 상견례도 해야 한다고 하고, 어머니가 남자친구를 적극 밀고 계신 상황이다 보니, 결정을 번복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또 지난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여자와 통화하며 저도 '돌아올 때는 혼자가 되어 돌아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최근 제가 이 사람이 남자친구가 있는 걸 너무 힘들어 했기 때문에 여자도 선뜻 쉽게 다시 손을 내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많이 보아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은 상당히 낙관적입니다. 무조건 다시 연락온다고, 그 사람이 네가 했던 그런 말 때문에 그리고 어머니 때문에 연락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라고, 3일만 버텨도 오래 버티는 것이라고 다들 이야기합니다. 혹, 그렇지 않더라도 일주일이면 돌아올 거라고, 일주일 내에 돌아오지 않아도 결국 무조건 다시 연락은 올 거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게다가 여자를 볼 일도 아직 남았죠. 회사에 사직 처리도 하러 가야 합니다. 그러나 글쎄요, 전 모르겠습니다. 이번엔 왠지 그렇게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 같고, 돌아온다고 해도 예전처럼 살가이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에 같이 이야기했었습니다. '우리 둘 다, 너무 지쳤다' 그 사람도 많이 지쳤겠지요. 제가 지치는 만큼. 두 남자를 만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일요일 낮에 통화하고, 잘 때가 되면 전화가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전화가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화가 오질 않더군요. 이렇게 만약 일주일의 시간이 지난다면 그건 그냥 결별하게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이 사람은 제가 아니라 갈 곳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어쩌면 제가 먼저 연락을 해도 될 수도 있죠. 어제 만난 선배도 그냥 간단히 메시지 한 번 보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을 만나는 상황을 받아들이며 제가 연락을 먼저 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전 이 사람이 그 남자를 정리하고 돌아오는 것까진 어쩌면 바라지도 않는지 모릅니다. 다만 사실 전 다 알고 있지만, 정리한 척만 하고 돌아와도 반가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저는 다 파악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 사람이 저에게 그런 거짓말을 하기란 쉽지 않겠죠.

우선은 제 마음을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지,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여서 결혼을 진행해 나갈지, 그리고 이 사람 부모님만이 아니라 저의 부모님도 반대가 심하실텐데 그걸 잘 설득해서 진행할 수 있을지. 예전에 이 사람이 했던 말이 맞습니다. 산이 너무 많네요. 그땐 두 사람의 감정만 확실하면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철 없는 어린아이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감정이 무척 확실해야 한다는 것도 몰랐고요.

다시 돌아올까요? 물론 언젠간 연락이 오겠지만, 그게 아니라 정말 다시 돌아올까요. 그렇다면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르기 전에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넉넉잡고 내일 저녁까지 기다려보라고 이야기하던데, 전 오늘 저녁에도 연락이 오진 않을까 혼자 애태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친구가 남들은 몇 달, 몇 년 밀당한다고 하루, 일주일 가지고 장난하느냐고 하던데. 그러게요. 그런데 전 하루 하루가 일 년 같습니다. 오늘도 또 멍한 하루입니다.

by honest | 2012/05/15 10:14 | 단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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